새벽이 나를 누르면
난 지긋이 눈을 감는다
소박하게 웃던
그대의 흑백사진처럼
새벽은 색도 없이
화사하게 휘감는다
깊게 푸르러 검어진 하늘
저만큼 높이 올라가면
그만큼 더 넓어질까
찬 공기 목에 걸친 채
임피던스 높은 소리가 새어나올까
조심해서 뒤척인다
운명은 아니라고 되뇌이고
우연은 더욱 아니라고 우겨보지만
나는 그대에게
이제나 저제나
아픔을 주는 사람
찬 손 마디 부여잡고
찬 발끝 녹여주고 싶은
이 한 새벽 끝자락에
그대 이름을
나즉이 뿌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