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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stories of my indian summer

파도

2008. 3. 7. 15:21



하나를 넘으면 또 한녀석이 기다리고 있다

나침반도 없이
흔한 노 하나 챙기지 못한채
두번째 출발점에서
후회할 틈도 없이
선택할 여지도 없이
시작해버린 삶이지만
 
이 지긋지긋한 멀미와 뙤약볕은
내 흐린 기억을 절개하고
그 틈 사이에 재를 뿌리고
그나마 남아있던 오기조차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만든다
 
혼자는 아니다
둘러보면 똑같은 표정들을 해가지고는
물밑에 비추이는 자기 얼굴에 대고
구역질을 해대는
흔한 인생들이 쌔고 쌨다

하지만 그게 위로가 될리 없고
짠물과 그을린 등허리
그것이 내게 남은 것이라며
또 한번 세차게 밀어붙이며
자존심 버리고 꽉 붙들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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