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기

소외

Hyunbum 2006. 1. 4. 12:40
눈이 오지 않는 어느 맑고 추운 겨울밤
너무나 낯선 그사람을 발견하다

목표를 잃은 마라톤 선수처럼
달려가는 것을 멈추고
문득 허공에 걸려 있는 촛점 잃은 내 눈을 보았다

인생은
그 파아란 물결 속에
붉은 피를 숨기고 있는
잔인하고 가증스러운 얼굴

이대로 봄이 와버린다면
무엇으로 날 속이며
이대로 잠이 깨어버린다면
무엇으로 내 야윈 다리를 지탱할 수 있을까

오늘만큼은
내 남은 인생이 너무나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