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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stories of my indian summer

사과꽃

2006. 4. 28. 11:49
우연히 지나치던 사과꽃잎 사이에서
오래전 내가 유영했던 삶의 한 단락이 솟아나왔다

의도적인 상실이라고 했던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치며 기도한게 언제였던가
장담하며 파안한 그 치기는
이제 애써 외면하지 않아도
나와 상관 없는 것인양
교육청추천도서의 한구절처럼 들떠 지나간다

뚜렷이 새겨넣을 독후감도 만들어내지 못한채
세번의 홍역을 겪고난 들개처럼
눈빛만 독해지고
흉터도 지우지 못한 얼굴로
누런 이빨을 내보이며
웃고 있다

"앞으로도 당신은 주문처럼 한순간 한순간
생각해내고 또 생각나고 또 지우는걸 반복할거라"

바람은 사월의 마지막을 못이기는 척 잦아들고
그렇게 나는
재즈와 구속 사이에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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