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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stories of my indian summer

적응

2006. 11. 14. 12:57
한마디 욕심을 들고
긴 여행을 시작했다

첫걸음을 뗄땐
떨리고 쿵쿵거리며 뛰던 가슴이
가증스럽게도 익숙해져
이제 욕심이 욕심이 아닌게 되었다

비뚤어졌다고 생각했던 갓길이
직선으로 보이고
붉은색이었던 당신의 핏방울은
벌써 검어져
그만큼이나 지나가버린 길들을 되뇌어준다

이럴순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것이 곧 자존심이었고
그것이 곧 내 턱을 세우며
다른이들을 정죄할 수 있던 기준이었다

내 주인 되신 그분은
절대 깨지지 않을 내 뼈마디들을
조용히 하지만 강하게
한두번으로도 아닌
깨어질때까지 두드려 부수어
적응시켜주고 있었다

그리도 애타고 간절했던
모든 것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애증의 파란들은
늦가을 이 새벽 찬 바람에
허무하게도 쓸려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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