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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stories of my indian summer

딜레마

2007. 2. 1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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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추억이라는 아스피린으로

하루 20시간의 노동량을 달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족한 기억력은

반복하여 투여하는 것에 질려서

자기암시같은 대사를 친다


"그래, 그랬었어"


그속엔

찔려도 찔린지 모를만큼 가늘게 솟아

내 심장 깊숙이까지 쑤욱 들어와서

필로폰같은 사랑을 한웅큼 쏟아준

0.01nm 굵기의 날카로운 주사바늘을 가진 마음도 있고

쉽게 상처 받고 그 상처를 그대로

내게 돌려주는 입술도 있고

내 지친 한숨을 곱게 받아주는

뜨거운 가슴을 가진 한 친구도 있다


밤이 되면 기어 나와서

나갈 수 없는 뚜껑을 밤새껏 들이밀다가

아침이 되면 지쳐 다시 흙속으로 파고들어가는 장수풍뎅이와

하루종일 내가 넘을 수 없는 벽을

손톱이 다 닳도록 기어오르고 떨어지기를 반복하다가

저녁이 되면 충혈된 눈을 비비다 마지못해 쓰러져 자는 나는

닮디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4달이 아닌 4년처럼

4년이 아닌 아주 오랫동안

나를 쥐고 놓지 않는


유츠프라카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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