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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stories of my indian summer

약속

2007. 6. 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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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이라면
저와 함께 걸어보실래요?

벌레들 귀찮게 해도 좋고
나즉한 풀냄새도 좋아요
하루내 힘겨워했던 아스팔트에게는
화이팅하며 미소라도 띄워주는

여름밤이라면
저와 함께 축축한 밤바람을 맞아보실래요?


가을밤이라면
저와 함께 걸어보실래요?

어디선가 낙엽 태우는 연기에
취하고 젖어들어 밤 깊어가는
진회색 코트는 걸치지 않았더라도
쓸쓸한 바람은 옷깃사이로 뒤섞이는

가을밤이라면
저와 함께 스잔한 밤바람을 맞아보실래요?


겨울밤이라면
저와 함께 걸어보실래요?

코끝은 새빨갛고 귓볼은 시려와도
휘휘 두른 목도리 안쪽은 땀으로 송글송글
얼음길 넘어질까 종종걸음 걸어도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아이러니한 겨울밤

겨울밤이라면
저와 함께 싸릿한 얼음바람 맞아보실래요?


봄밤이라면
저와 함께 걸어보실래요?

선물처럼 찾아온 당신을 닮은
새하얀 들꽃이라도 한다발 묶어
별빛가루 조금 뿌려 놓은 길을 따라
푸른 오월이 나무 위에서 손짓하는

봄밤이라면
저와 함께 잔잔한 밤바람을 맞아보실래요?


약속하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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