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밤공기가 스며들고
기억만으로 만족해야 할 날들이 오리라
가슴을 가라앉혀 보려 하지만
내가 품었던 그 지경의 넓이만큼
하루 하루 헤매이며 휘돌아야할
상실의 넓이도 비례하는것
축축한 늪지대에 어울리지 않게 밝은
크림색의 아이리스처럼
아주 미약한 숨결에도 그 꽃잎을 떠는
당신께 이 5월을 드립니다
이십년전 이 즈음에
나 꿈꿔왔던 그런 환상들이
많이 멍들고 많이 바래어
이 모습이 되었지만
기억 속에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그 붓꽃의 약한 향내음처럼
이 나른하고 숨막히는 5월을
나 아직도 가슴 설레며
잔잔히 당신 발 앞에 무릎꿇어 놓아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