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치밀어 오르는 홧병과 같은
내 오랜 아킬레스건을 잘 알고 있다
봄날처럼 따스한 푸근함으로
겨울바람처럼 시린 배신으로
이리저리 굴리며 반응을 재본다
touché..
나른한 눈빛으로 내 살갗을 매만지는가 하면
날카로운 5인치 단도로 내 깊은곳을 도려낸다
그리고 나서는 생경한 표정으로
아니라고 빈정대고 마는
이놈의 인생은
저만치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한 녀석이다
grijp..
도덕과 통념과 양심과 종교와
나를 지탱하고 있던 수많은 기준치들은
한번 오고 다시 오지 않는
풋풋한 풀냄새 나는 에로스의 첫사랑처럼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무너지고 만다
무너지고 만다
remembre..
네가 기억하는만큼까지는
난 이 인생의 후회는 없다
도리어 더 많은 살에 베이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
이놈의 인생은
온힘을 다해 내던진 돌에 맞고도
아무 일 없이 밀려내려가는
큰강물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