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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stories of my indian summer

새벽

2004. 11. 25. 18:38
안개가 어두움 속의 나인가
내가 그 새벽을 잠잠케 하는 안개인가

한치앞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엉김 그 가운데에서
내 발끝을 바라보았다

이들이 날 가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내 쓰디쓴 죄악의 뿌리까지 감춰지는것 같아

한편 안연해지며
한편 그것으로 인해 더욱 슬퍼지는것


새벽은 그 자체로 시작이기도 하며
또한 맺음을 할 수 없는 끝이기도 하다

새벽은 내가 영원히 풀지 못할
뫼비우스의 띠

반대말

2004. 11. 23. 18:35
보이는 것과 보이지 못하는 것

말하는 것과 말하지 못하는 것

숨기는 것과 숨기지 못하는 것

주는 것과 주지 못하는 것

남는 것과 남지 못하는 것

잊는 것과 잊지 못하는 것


그 많은 두가지 반대말들 사이에 당신과 내가 서있지만..


그렇지만..

사랑하는 것과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서로 반대말이 아니고 異音同意語이더이다.

들어오세요

2004. 11. 20. 18:32
들어오세요
이런 모습으로는 당신을 맞을 수가 없지만

더 깊게 들어오셔서
이 질서 없는 마음속을 정리해주세요

숨죽이며 저는
처음부터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아..
늦가을 적막한 들판 그 차가운 뒤엉킴보다
하루종일 기다리다 돌아서는 한 영혼의 스산함보다
어미를 잃고 울부짖으며 헤메이는 새끼 사슴보다

저의 마음속은 더 혼란하고 비참하며 적막합니다.

늦지 않도록 이제 서둘러서
들어오세요

다시 시작

2004. 11. 19. 18:27

설레는 마음으로 세번째 여행이 시작된다

부르튼 입술로 찬양을 부르며
그 한구석에 고이 간직한 첫마음을 어루만지며
몇차례씩 휘몰아치는 격정의 틈 사이에서

다.시.시.작.

푸르름으로만은 이겨낼 수 없더라
어찌 됐든 얻어낸 기막힌 거짓과 진실은
나즈막히 부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나, 눈을 감기가 두려운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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